김영숙과 죠슈아
친구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폐업처분하는 도서 대여점에서 책을 몇권 샀습니다.
그 중 하나가 죠수아입니다.
음,,,89년~91년 하이센스에 연재되어서 굉장한 인기가 있었다고 책 서두에 적혀 있는데 제목은 눈에 익지만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은
책이었어요.
그런데 책 첫장면을 보니 웬지 읽은 듯한 느낌이 들면서...
예전에 나름대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림체는 갈채 중반의 늘씬하고 슬림한 이쁜 그림체입니다.
그리고 제가 무엇보다 중요해하는 배경도 제법 치밀하게 잘 그려져
있더군요.
아마도 김영숙의 문하생이었다는 차경희님의 솜씨가 아닐런지...특히 금발이 너무 이쁘게 그려져 있고, 의상이나 남주인공의 늘씬함고
터프함도 아주 맘에 들더군요.
스토리는 처음에는 죠수아와 이웃학교 학생회장 샤린과의 애정이 보이는 학원물처럼 보이더니 1권 중반 죠수아를 괴롭히고 싶어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나중엔 이 남자의 이상한 출생과거(영국 왕실의 사생아로 나오는데 영국왕실이 알면 기염을 토할 스토리죠)가 나오더니 결국 죽는 것으로 설정, 성격 좋은 죠슈아가 일신 실어증과 자폐증세를 보이다가 다시 정신차려 뉴욕을 떠난다는 스토리입니다.
일전에 하루키님이 말했던 차경희님의 하드코어적인 만화스타일이 여기서도 여지없이 보이더군요. 아니면 김영숙님의 성격이 정녕 이상한
것이던지...
마치 갈채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그리스 밀러의 복수가 끝나고 하리켄트 모던의 등장, 이후 복잡산만하다가 샨이
비행기 사고로 죽고 그리고 엔딩! 그 이상함이라니...)
하지만 만화초반부의 개그컷들은 읽은 동안 ㅋㅋ~~ 하고 웃도록 만들어주더군요.
근데 김영숙이 아직도 활동하나봐요.
죠수아는 책이
상당히 깨끗했는데 꽤 최근에 출판이 된 것 같고, 죠수아 마지막 장에 보니 갈채에 대한 소개도 있더군요.
김영숙이 어떤 연극을 너무 감동받아 3번을 보고 난 뒤 만든 작품이 갈채라는데 자신의 혼신의 힘을 다해 그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군사정권시절 많은 부분을 삭제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 다시 23권으로 재출간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말과 함께 멋진 사인도 남겨놨군요.
"갈채"
중학교때 무지 재밌게 읽긴 했는데 우리가 어느정도 김영숙의 비리를 알고 나니 갈채에 대한 그 사람의 글도 거짓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이사람의 전적을 생각해보면 "갈채"라는 제목도 혹시 아리요시 쿄오코의 "갈채"에서 도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김영숙의 그외 작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