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Kyushu

쿠로가와 - 아소

당신을 위한 천사 2006. 8. 22. 09:32

오늘은 유후인에서 아소산으로 가는 고원버스를 타기로 한 날
숙소인 오이타에서 유후인까지 약 1시간거리인데 일찍 기차를 타기 위해 오이타 역으로 갔다.

아침 7시 30분 기차를 탔는데 이 시간이 출근, 등교시간이어서 기차역은 무지 혼잡했다.

2월말, 우리나라가 춘계방학인데 비해 일본학생들은 여전히 정상등교를 하고 있었다. 오늘이 시험을 치는 날인지 기차안에 앉아서도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니 조금 재밌기도 했다.

유후인에 도착하여 8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JR티켓만 있으면 무료로 탈 수 있는 버스로 일종의 일일투어버스였는데  버스는 유후인을 출발하여 1시간 후 쿠로카와에 도착했다

 

작년에 어느 채널에서 일본의 한 온천지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마을에 가면 마패모양의 입장권을 1200엔 주고 살 수 있고 이 마패를 소지하면 마을의 주요 온천장을 3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때 눈 내리는 노천탕에서 노천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아~ 너무 좋겠다...언젠가 저곳에 꼭 가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이었던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 이 곳에 대한 정보를 알았더라면 이번 여행에서 이곳에서 1박했을 것인데 일본 와서야 알게 되어서 너무 후회가 됐던 곳이다.

겨울이지만 눈이 내리지 않아서인지 버스안에서 바라본 구로카와 마을은 제 기억보다 훨씬 촌스러운 동네였다. 여러채의 료칸들이 모여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그곳에서 탑승한 우리나라 부부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길 나누었다.

 

이 부부는 일본여행 중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이곳 쿠로카와 온천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언젠가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혼여행이나 황혼여행이나...이곳은 일반 기차로는 오기가 힘든 곳이어서 혹시 가실분들은 꼭 JR티켓을 이용하여 고원버스를 타시는 게 좋을 것 같았다.

12시 경 아소산에 있는 신사를 한곳 들렀다가 그곳에서 식사를 했는데 미리 아소산의 나물로 만든 도시락을 주문해서 먹었다. 일본 특유의 삼각 주먹밥이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뭐라고나 할까...조금 싱겁다고 할까요? 일본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것 같다.

1시...드디어 아소산에 도착했다.
지금도 활화산으로 유명한 이곳은 유황냄새가 너무 심한 날에는 정상으로 못 가게 통제한다고 하는데 다행히 제가 간 날은 바람은 무척 심하게 날렸지만 정상을 볼 수 있게 해주어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갔는데 분화구에서 연기가 지글지글 올라오고 있었고 천지에 진동하는 유황냄새와 주변 가득한 현무암이 이곳이 진정 화산임을 알게 해 주었다.

한시간 후 아소산을 내려와 다시 버스를 탔는데 흐린날씨가 곧 비로 이어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버스로 약 3시간을 달려서 유후인에 도착하니 이곳 역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문득 어제 노천탕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비오는날 노천탕에 있는 것이 더 운치 있을까?

비오는 유후인 마을을 잠시 바라보다가 6시 30분 후쿠오카행 기차를 탔다.
가는 동안 비는 멈추고 깨끗해진 일본의 농가들이 보였다.
너무 평화로워보이는 이곳,,,식민지의 과거가 없었더라면 진정 일본을 사랑하게 됐을 것이다.

사진은
1. 유후인의 노천온천이 있는 유후인 하이츠("7색의 바람"이라고 적혀있었다)
2. 유후인 거리에 있던 고양이들
3. 구로카와 마을
4. 아소산에서 먹었던 도시락
5. 아소정상 분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