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이야기/2000년대 만화

일본 만화를 다시 보게 해준 <화관의 마돈나>

당신을 위한 천사 2010. 5. 7. 17:48

 

 

일본만화에 발을 디딘 것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원래 만화를 좋아했지만 대학을 졸업할 즈음엔 만화를 거의 보지 않았다

그때 대여점 풍경은 거의 일본만화 일색이었고 일본만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던 나는 그다지 일본만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근처 대여점에서 우연히 <화관의 마돈나>를 발견했다.

일본 만화들은 뾰족한(?) 아이들이 나오는 그림체였기에 더욱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화관의 마돈나는 제목때문에 봤다가 휘리릭 넘겼보니 그림체가 나름 괜찮있다

 

그리하여 빌려서 읽었는데 그때 처음 체사레 보르자 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었고 다빈치가 아주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그 만화책을 보며 나름 아주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만화에 야한 장면이 많다는 것도 이 만화를 통해 알게 되었지요. -.-:)

이후 본격적으로 일본만화에 발을 디디게 되었는데 그 스토리와 아이디어들에 놀랐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일본만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내가 학창시절 봤었던 그 수많은 고전만화들이 모두 일본만화의 해적판임을 알게 되었다

 

그때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암튼 내겐 화관의 마돈나가 일본 만화를 보게해준 작품이어서 나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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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16세기 초반

파도바의 몰락한 귀족의 딸 레오노라는 영주의 동생과 맘에 없는 결혼식을 올리는데 결혼식을 마치고 성당을 나왔을때

한 남자가 탄 말이 미친듯이 질주하는 것을 보고 말을 멈추게 하려고 자신의 베일을 말에게 던져 말이 멈추게 하는데 이때 말위의 남자 이렇게 말합니다.

"화관의 마돈나!! 실제로 존재했다니..."

 

그는 자신을 뒤쫓는 사람들 때문에 곧 사라지고, 레오노라는 첫날밤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 밤에 신랑이 부하는 나누는 소리를 몰래 듣게 되는 그녀는 자신이 이탈리아를 통일시킬 수 있는 전설의 보검이 묻힌 곳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그림 <화관의 마돈나>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결혼이 순수한 목적이 아니란 사실에 분개하며 그림을 훔쳐 도망갑니다. 그리고 머리를 자르고 염색한 뒤 그림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찾아가기 위해 피렌체로 가는데 그 길에 결혼식때 말위에 있던 남자 파르코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파르코는 나폴리의 왕자인데 그가 성직자로 공부하는 동안 교황군이 나폴리를 침략하여 왕국을 무너뜨린 소식을 듣고 나폴리로 가는던 중이었고 그는 남장을 한 레오노라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부하로 삼으며 함께 길을 떠나는데 그 와중에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 레오노라는 자신이 화관의 마돈나임을 말하지 못하고 파도바의 영주가 보낸 부하들에게 쫓기다가 <화관의 마돈나> 출현소식을 듣고 달려온 교황군의 수장 체자레 보르지아에 잡힙니다

 

오랫동안 여러개로 나뉘어 통일되지 못한 이탈리아를 통일하고픈 야심을 가진 남자 체자레 보르지아

교황인 아버지를 등에 업고 이탈리아의 각지역을 점령하고 다니며 전설의 보검을 찾을 수 있는 지도의 실마리를 가진 <화관의 마돈나>를 손아귀에 넣은 그는 악마같은

잔혹성과 용맹성으로 무섭게 돌진하고, 레오노라는 그에게 반발합니다.

 

화관의 마돈나가 체자레의 손에 잡힌 사실을 알게 된 파르코는 그녀를 위해 체자레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체자레는 보르지아 가문의 독인 칸타렐라가 든 술을 파르코에게 마시게 한 뒤 결투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뒤늦게 체자레가 술수를 쓴 사실을 알게 된 레오노라는 사랑하는 파르코를 살리기 위해 체자레의 것이 되기로 약속하고 파르코에게 해독제를 먹인 뒤 그를 무사히 떠나보내고 체자레와 밤을 보내기로 하는데 체자레를 사랑하는 그의 여동생 루크레치아가 아슬아슬한 순간에 방으로 들어와 그 약은 해독제가 아니며, 파르코는 나폴리로 가는 도중 결국 죽게 될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분노한 레오노라 앞에 두 남매는 서로 얼싸안고 사랑을 속삭이고 이 틈을 타 레오노라는 성을 빠져나와 파르코를 찾으러 가보니 거의 죽음상태~ 이때 다빈치에게서 받아온 독을 희석시킨 약물을 파르코에게 마시게 하여 파르로를 살린 레오노라는 다시 그와 함께 체자레에게 대항하고,,,이 과정에서 화관의 마돈나가 아닌 진짜 레오를 사랑하게 되고...  <중략합니다. 감질맛 나게~>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그림체가 수려해서 너무 좋았고 냉미남과 온미남이 나와 또 즐겁더군요.

체자레 보르지아는 마치 리니지의 반왕 캐릭터처럼 정말 잔혹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에요

예전에 볼때는 파르코가 멋져서 레오노라의 순결을 가져간 체자레가 미웠지만 이번에 읽어보니 체자레도 너무 매력적이라 레오노라는 그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체자레가 일부러 파르코에게 자신이 레오노라를 가졋음을 알리고 괴로워하는 레오노라에게 파르코가 말합니다.

너는 그를 싫어하지만 처음부터 그에게 끌리고 있었다고...하지만 그 사실도 파르코에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하는 두 남녀는 모든 서로를 이해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며 이탈리아를 통일할 수 있다는 보검도 사라지고 화관의 마돈나의 전설도 잊혀집니다.

 

만화는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만을 얘기하고 있진 않아요. 다빈치와 체자레의 관계, 마키아벨리의 등장, 그리고 잠깐이지만 라파엘로의 등장과 보르지아와 적수인 로베레 추기경의 등장 등 동시대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격동기의 이탈리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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