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이야기/2000년대 만화

요리코 미나토 작품

당신을 위한 천사 2015. 4. 29. 10:16

 

토요일 저녁에 최면을 소재로 한 만화를 읽었다.

최근에 알게된 만화가 요리코 미나토의 작품이라 얼른 집어들어 봤다가 완전 멘붕온 작품이다.

이런 내용인 줄 알았으면 안 읽었을텐데 너무도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라 읽고 난 뒤 며칠 동안 괴로워했다. ㅜㅜ

 

-------------------------

 

여주 카오루는 33세의 딸을 하나 둔 평범한 가정주부인데 얼마전부터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서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만난 최면 치료를 하는 아키라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는데 그는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며, 그의 손에는 학창시절 그의 형과 사귀었던 그녀의 사진이 있습니다.

남편이 출장간 사이 아키라를 통해서 만나게 된 11살이 소녀 미나미

그애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이 낯설지 않고 그녀 또한 묘한 감정이 드는데...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 버려졌고 바구니엔 미나미란 이름만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애와 아키라가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미나미는 선천적으로 심장판막이 좋지 않아 한차례 수술을 받았고 또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왠지 모를 이끌림으로 수술때 미나미를 보러 오겠다고 말한 그녀.

수술날 딸애와 남편이 놀이공원에 가겠다고 하자 그녀도 가야하지만 왠지 미나미 생각이 나서 그녀는 병원으로 뛰어갑니다.

병원에서 그들을 기다리며 수술을 늦추고 있던 미나미와 아키라

미나미는 와 줘서 고맙단 인사를 한 뒤 남주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수술실로 들어가고 수술 도중 죽습니다.

그 아이의 시체를 보자 뭔가가 기억이 나기 시작한 그녀!!!

그 아이는 12년전 자신이 낳은 아이였던 겁니다. ----->전 이때 이 아이가 남주와 여주가 아이일거라고 생각햇어요. 아니면 여주와 남주 형의 아이거나.

 

아키라의 형과 연인이었던 카오루, 부드러운 연인과 달리 아키라는 늘 놀리듯이 여주를 대하고 그런 그에게 끌리는 카오루

대학생이던 연인이 해외로 봉사활동을 떠난 뒤 아키라는 형의 편지가 여주에게 닿지 않도록 일부러 주소를 잘못 가르쳐주며 그가 다른 여자와 사귄다는 연락이 왔다며 자신과 사귀자고 재촉하고 카오루는 끊임없는 남주의 러브콜을 무시합니다.

하지만 카오루는 사실 이미 아키라를 사랑하고 있었고 다만 연인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때문에 아키라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연인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자 둘은 모두 슬퍼하고 아키라는 형에 대한 죄책감에, 카오루에게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말합니다.

카오루 또한 아키라에 대한 사랑과 연인에 대한 죄책감으로 둘은 헤어지는데...

연인이 죽고 난 뒤 얼마되지 않아 길에서 기절한 카오루, 그녀를 돌봐준 남자는 그녀에게 접근하려 했던 추남으로 정신이 든 그녀에게 최면을 겁니다.

최면으로 그를 아키라라고 생각하게 된 그녀는 그와 관계를 가지고 이후 이 남자에 의해 몹씁짓을 당합니다. 심지어 매춘까지...

우연히 길에서 이 남자와 키스하는 카오루를 발견한 아키라는 이 남자가 카오루에게 매춘을 시키고 카오루가 눈물지으며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모습을 봅니다. 처음에는 카오루가 약에 취했나 생각하며 생각하여 그들을 따라 갔다가 카오루가 최면상태로 이 남자의 친구들에게도 몹쓸짓을 당하려는 것을 보고 미친듯이 달려들어 그들을 때린 후 여주를 구해내고 그 남자에게 최면을 풀게 하려고 하지만 최면이 풀리지 않자 유명한 최면가를 만나서 3개월간의 기억을 지우는 최면을 겁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너무도 쉽게 최면에 걸려 그런 일을 당한 카오루 안타깝게 생각하며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살기로 한 아키라

얼마되지 않아 카오루는 임신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때가지 자신이 남자경험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자신의 임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주는 그녀가 몹쓸짓을 당해 임신한 것이 알려지지 않도록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아직 학생이므로 아이를 지우자고 합니다.

하지만 여주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이니까 낳고 싶다고 행복하게 말하며 아이가 태어나면 미나미라고 이름짓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행복에 빠진 그녀.

하지만 운명은 다시 둘을 시샘하는데 그녀에게 3개월의 기억을 잊도록 최면을 걸어준 여자최면가가 아키라를 맘에 들어해서 자신의 조수가 되기를 강요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그녀의 최면을 풀어버리겠다고 협박합니다.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그녀를 떠나야 하는 아키라, 자신이 더는 그녀를 돌봐줄 수 없기에 그녀의 기억을 다시 지우는 최면을 걸어 아기는 고아원에 버리고 그는 최면가를 따라 영국으로 떠난겁니다

 

그녀는 최면으로 아기도, 아키도 잊고 결혼해서 살았던 것이고, 이제 죽은 자신의 딸을 보고 오열하며 "그래도 내가 키울수가 있게 해줬어야 한다"며 아키라를 미친듯이 때립니다.

그녀의 소식을 들은 남편이 달려오고 다정하게 달래주는 모습에 남주는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를 다시 그에게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그녀의 남편이 그녀를 원하지 않게 하도록 최면을 걸어왔었는데(남편도 카오루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아키라의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이 일로 다시 남편의 최면을 풀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남편과의 사이가 다시 좋아졌지만 만족스럽지 않고 여전히 아키라가 생각나는 그녀.

고아원 사람들로부터 아키라가 영국으로 간 뒤 11년간 미나미를 돌봐왔던 소식에 그녀는 놀라고 그를 사랑했던 마음들을 다시 떠올립니다.

그를 찾아가보지만 텅빈 사무실~ 망연자실해 있는 그녀에게 그가 그녀의 학창시절 사진을 찾기 위해 사무실로 왔다가 두사람은 다시 만나 드뎌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녀는 모든것을 버리고 내일 그를 따라 영국으로 가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날 저녁, 그녀는 어린 딸을 버릴 수 없는 자신과 사랑하는 남주를 따라가고픈 자신 사이에 갈등하며 자살기도를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다음날 공항으로 갑니다.

그녀의 모습에 그는 알겠다는 듯이 "그럴 줄 알고 당신표는 안 샀어" 라며 위로해주고...

그녀는 그가 자신을 잊기를, 긴 사랑에 종지부를 찍고 이번에는 그가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아키라는 절대 당신을 잊을 수 없다고  눈물을 흘리지만 그녀의 소원대로 그는 그녀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영국여행을 떠나는 최면을 걸었고 그 최면에서 깨어났을때 그녀를 잊어버리고 비행기 시간이 되자 그녀를 앞에 두고도 누구인지 모른채 떠납니다.

그녀의 비행기표도 함께 두고...

그녀는 울면서 <내가 이제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할거야> 라고 말하며 공항을 나섭니다.

 

--------------

 

아~~ 이 만화를 토요일 밤에 읽었는데 여주가 당한 일에 울분이, 그들을 비껴간 사랑에 슬픔이, 그녀만을 사랑했던 남주의 아픔이 믹스되어 너무 괴로웠다.

만화를 읽고 이렇게 잠못 들고 괴로워해본 건 <바람과 나무의 시> 이후 처음이다.

<바람과 나무의 시>도 저에겐 너무 충격적이어서 며칠을 잠못 들고 괴로워햇는데 이 작품도ㅜㅜ

미나미가 죽고 난뒤 남주에게 소리친거 보면 어느 정도 기억이 돌아와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게 된 거 같다.

여자는 약하고 엄마는 강한 것처럼 여주는 그 과거를 극복할 수 있을 거 같고, 그녀에겐 현재 또 가정이 있으니 그녀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남주의 형과 같이 부드러운 남자였는데 아마 여주의 잠재의식속에는 여전히 자신이 옛연인의 동생을 사랑한 것에 대한 죄의식이 남아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남편도 옛연인과 비슷한 남자를 고른거 같고, 추남때문에 최면에 걸려서 매춘을 강요당할때 그게 옛연인에 대한 사죄라고 생각한 듯...

물론 그 추남이 그녀의 잠재의식 속의 죄의식을 이용해 이렇게 해야만 <연인을 배신한 죄>에 대해 사죄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녀에게 말하기도 햇지만.

이 만화에서 제일 안된 남주 아키라이다.

형의 연인을 사랑해서 가질 수 없는 고통을 느껴야했고, 형을 배반하려 했다는 죄의식과 사랑하는 그녀가 당한 일을 고스란히 알게 되고, 그녀를 위해 원치않는 길을 떠나야 했으며, 그녀의 아이를 돌봐주고, 그녀가 결혼생활 하는 것도 지켜봐야 했으니까. 제일 안됐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녀를 최면으로 지워버렸어야 했으니...

아니, 차라리 지워서 다행인건가? 사랑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살아가는게 더 행복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