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Hokaido

후라노&비에이

당신을 위한 천사 2006. 4. 25. 20:23
18일

까마귀소리가 귀를 간지럽히자 깜깜한 호텔 방에서 아직 새벽인데 "이놈의 까마귀들이... "하는 생각을 하며 잠에서 깼다.
아무 생각없이 시계를 보니 이럴수가!! 늦잠을 잔 것이다.
시간을 7시 50분! 배낭족에겐 시간이 생명인데,,,후다닥 씻고 식사 후 삿포로 역으로 가서 9시 40분발 아사히키와행 기차를 탔다.

기차안에서 흡연석에 탔다가 비 흡연석으로 옮겨야 했고 지정석에 탔다가 자유석으로 옮겨야 했다.

기차안에서 바라본 바깥의 풍경은 평화로웠고 날씨는 쾌청했으며 양쪽으로 푸른 밭과 아담한 농가들이 보였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면서 한 20만엔쯤 주웠음 좋겠단 생각을 했다.

(한국에 돌아와 그날 메모된 것을 보며 놀랬다. 이런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었단 말야?)
11시 20분 경 아사히카와에 도착했고 역에서 헤어진 일행들과 합류하여 후라노행 기차에 탑승했다.(11시 30분발)

약 30분 후 후라노로 가던 도중 뱁과 곽이 비에이에 내린단 말을 듣고 나도 그냥 무작정 내려버렸다. 아무생각도 없이...

 

비에이,,,
어찌나 깔끔하고 이쁜 도시던지,,,마치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연상케 하는 도시다.
이곳에서 뱁과 곽이 자전거를 대여해 여행을 하겠단 말에 자전거를 탈 줄도 모르면서 대여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꽝!!
도저히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자 결국 난 관광버스를 선택했다.
힐코스와 파노라마 코스 중 힐 코스를 선택하여 버스에 올랐다.
힐코스를 도는 중 이렇게 넓고 광활한 땅이 과연 일본인가?
지평선 너머를 가면 하늘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깨끗하게 정리된 밭들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
홋카이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란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정말 이게 왠 복인지...일본은 복도 많다.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행한다는 이쁜 기차

비에이 역

 역에서 바라본 시내 풍경, 유럽 같다

 

 

 

 

 

 

 

 

 

 

 

 

 

 

 자전거를 타지 못해 버스 투어를 하면 바라본 비에이 풍경

 

1시간 가량 투어가 끝나고 후라노행 기차에 탔다.(2시 15분발)

기차에서 라벤더 밭이 아름다운 팜 도미타를 어떻게 찾아갈지 열심히 지도를 보고 있는데 옆자리에 앉은 친절한 일본 노부부가 자신이 아는 영어를 총 동원하여

길을 알려주고 버스편을 알려주었다. 

약 30분 후 나카후라노역에 도착해서 팜도미타를 가기 위해 다시 지나가던 사람에게 길을 묻은데 그 친절한 일본인 부부가 나를 부르더니 택시를 태워주겠단다.
이런 고마울때가,,,택시로 약 5분 정도 달려 팜 도미타 농원에 도착했다.
이 농원은 혀를 내 두를 정도로 깨끗하고 이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라벤더, 코스모스, 사루비아, 팬지등이 줄지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하얀 뭉게구름을 가득 담은 푸른 하늘은 그 꽃들 위에서 연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천국이 따로 없구나!!

 

 

 

 

 

 

 

 

 

 

 

 

 

 

그곳에 더 있고픈 맘 간절하지만 기차를 타야 했다.
다시 나카후라노 역을 가야했는데 역까지는 너무 멀었다. 도보로 족히 30~40분은 걸릴 것 같다.
30분 후 기차가 후라노로 떠나기에 발걸음은 급해질 수 밖에 없었고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걷다가 연신 히치를 하려 했으나 이 농원은 주로 가족단위로 놀러를 오기 때문에 차에는 늘 만원이었다. 그래도 운 좋게 약 15분 후 히치에 성공했다.
젊은 부부는 자신들도 여행객인지라 나카후라노 역을 몰랐지만 네비게이션을 통해 역 위치를 파악한 후 나를 역에 내려 주었다.

이번 여행을 이런 행운이 곧잘 붙는 여행이었다.

 


히치에 성공하여 차를 타고 가는 중 ^^V

 

약 10분 후 기차가 도착했다. 여름에만 운행한다는 이쁜 기차~~
그 맞은 편에 아까 헤어져서 후라노로 먼저간 일행들이 기차안에서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 역시 반갑게 인사하며 그들은 비에이로, 나는 후라노로 향했다.

후라노역에 도착하자마자 와인공장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그 버스엔 나 말고 또다는 젊은 아가씨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혼자 홋카이도로 여행왔다는 그녀와 나는 후라노의 와인공장을 견학하였다.

어디를 둘러봐도 포도밭은 보이질 않는데 홋카이도엔 와인이 명물 중 하나인 것 같았다. 대체 뭐로 와인을 만들지? 안내책자 어디에도 포도밭에 대한 소개는 없는데....
일본인 특유의 이쁘장한 와인공장을 견학하고 나니 4시 45분, 이제 이곳에 있는 모든 주요 관광지가 문을 닫는 시간이다.

우리와는 달리 일본은 4시~5시가 되면 관광지는 폐관을 한다. 여름이라고 시간을 늘리거나 하질 않는 것 같다.

 

 와인공장 가는 길

 

 

 


아직도 창창한 태양을 보며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기는 너무 아쉬워 버스에서 만난 그녀와 후라노 공원엘 가보기로 했다.

그곳으로 가는 열차는 5시 정각에 출발!
역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역에 도착하니 4시 58분
요금을 내고 내리려는데 운전기사가 나를 잡고 일본어로 뭐라뭐라 말했다.
대충 말이 내가 요금을 적게 냈다는 말 같은데...요금은 150엔이었는데 내가 아마 105엔을 낸 모양이었다. (50엔과 5엔은 비슷하게 생겼다)

당황한 나는 곧 사과를 하고 다시 100엔을 줄테니 5엔을 돌려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기사말이 내가 처음부터 100엔만 냈다는 것이다.
우씨!! 아니라고 우기며 언쟁이 시작되었고(이건 말도 안된다.나는 한국어로, 그는 일본어로!) 결국 그는 그냥 나더러 내리라고 했다.
나도 화가 나서 내렸지만 이미 기차는 떠나고 없었다.
정말 내가 50엔을 넣지 않고 5엔을 넣었을까? 호주머니를 뒤졌지만 50엔은 보이질 않았다.
버스비는 150엔이었는데 나는 와인공장을 갈 때 버스에서 200엔을 내고 50엔을 거스름돈으로 받았었다.

그리고 다시 역으로 갈 때 150엔을 넣었던 것인데,,,도대체 뭐가 잘못됐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기분은 상당히 좋질 않았다.

마치 내가 사기를 친 것 같기도 하고, 그 일본인이 돌아가서 우리나라 사람에 대해 나쁜 얘기들을 할 것 같기도 하고...

다음 기차는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자그마한 역 한 곳 기다리고 있는데 역에는 아테네 올림픽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일본인들은 열심히 TV보고 있었다.
가방에서 빵과 우유를 꺼내 먹고 하릴 없이 왔다갔다 지루해 하고 있는데 5시 45분 경에 한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와 큰 목소리로

"삿뽀로로 가는 기차가 안 떠났겠지?" 라고 말했다.
귀가 번쩍!! 그들에게 다가가서 물어보니 아사히카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삿포로로 가는 기차가 있단다.
재수!! 그들과 함게 기차를 탔다.
거의 1시간이나 빨리 삿포로에 도착하여 삿포로의 야경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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