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이야기/80년대 만화

모래성

당신을 위한 천사 2005. 12. 10. 13:42

부잣집 롬가에서 축복을 받으며 나탈리가 태어나던 날, 그 집에 버려진 남자아이 프란시스. 둘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지만 나탈리의 부모가 죽고 둘의 결혼을 나탈리의 고모가 반대합니다.
헤어지기보다는 죽음을 선택한 그들은 바닷가 절벽에서 함께 떨어지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나탈리 한 명뿐... 실의에 빠진 채 왕자와 공주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설정의 동화를 쓰며 살아가는 그녀에게 어느 날 프란시스가 살아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프란시스를 찾아간 나탈리...극적으로 만나지만 둘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혼수상태의 프란시스를 간호하고 있는데 프란시스의 아내와 아들이 옵니다.
프란시스는 바다에 빠진 뒤 기억상실, 나탈리를 잊은 상태에서 결혼하고 아들을 낳은 거죠....흠, 기억상실이란 고전순정을 장식하는 전형적인 모티브죠.
잠시 정신이 들어 나탈리에 사랑을 고백하던 프란시스는 결국 죽고, 프란시스의 아내는 슬픔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합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땐 앞으로의 내용전개를 상상도 못했었어요.)

고아가 된 프란시스의 아들 - 이후 나탈리는 그아이를 프란시스라 부릅니다 - 을 데리고 살기 시작한 나탈리는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프란시스에 대한 사랑과, 그 아이를 낳았을, 그리고 잠시나마 프란시스의 사랑을 받았을 아이의 엄마를 생각하며 심한 감정기복을 드러내고, 프란시스는 그런 나탈리에게서 사랑과 보호를 그리고, 그녀를 지켜줘야 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냅니다.

나탈리는 동화작가로 성공하게 되고, 프란시스가 자랄수록 그에게서 자신의 사랑 프란시스를 느끼는 건지, 아니면 현재의 프란시스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건지 고민하며 갈등합니다.
프란시스는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게 되지만 나탈리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못하고...
나탈리는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 생각하고 미국으로 잠시 떠나지만 다시 돌아와 둘은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프란시스를 너무 사랑한 마리안느의 방해로 오해를 거듭하게 됩니다.(고전순정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나중엔 자신의 이기적 사랑을 뉘우치더군요.)
마리안느는 이기적인 사랑으로 나탈리를 죽이려다 자신의 다리를 찌르게 되고 다리를 다칩니다. 그리고 다리를 핑계로 프란시스를 곁에 두려하죠. 마치 캔디에서 테리를 괴롭힌 스잔나처럼

어느날 나탈리는 프란시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행복해 하는데 프란시스가 마리안느와 여행을 갔다는 소리에 놀라 계단에서 떨어집니다.
그리고 병원으로 가지만 아이는 유산.
뒤늦게 프란시스가 달려오지만 이미 늦었죠...
(이 대목에서 어찌나 프란시스에게 화가 나던지...암튼 어중간하게 착한 애들은 싫여... 다른 사람에게 또다른 상처를 준다니까요...)
나탈리는 정신이 들지만 아이가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정신착란을 경험하게 되고, 그런 그녀와 프란시스는 예전에 살던 집에서 조용히 살아갑니다. 어느 비바람이 치는 날 프란시스를 기다리다 들에서 쓰러진 나탈리는 프란시스의 간호로 정신이 들면서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프란시스는 그제야 안도하며 그녀곁에서 깊은 잠을 잡니다.
자는 동안 프란시스는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죠.
사랑해...사랑해...그것이 프란시스와 나탈리의 마지막 밤이었답니다.
마지막 엔딩은 작은 꼬마 아이가 들에 누워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고 있는 프란시스에게 와서 묻습니다.
울고 있냐고...프란시스는 아주 좋은 꿈을 꾸고 있었다고 말하죠.
바로 나탈리에 대한 꿈을...그녀는 프란시스의 품에 안겨 생을 마친거죠.

음...모래성이 내용을 몇번이나 적으려다 실패했어요.
도대체 이 심오한 내용들을 어떻게 활자로 나타내야 하는가?
결국 실패하고 간략 줄거리만 올립니다.
좋은 작품이더군요.
주인공 나탈리가 겪는 뛰어난 심리묘사하며,,,감정이입이 팍팍되는 작품이에요.

게다가 엄마를 사랑한 남자를 딸이 사랑하게 되는 스토리는 흔하지만, 아버지가 사랑한 여자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의 아들이 서로 사랑하는 얘기는 흔하지 않죠. (나탈리와 프란시스의 나이차는 16살, 개인적으로 무지 부럽웠답니다. 이렇게 애린 영계를... *^^*)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두 주인공의 얘기만 적었는데 개인적으로 프란시스보다는 페르낭이나 미셀이 훨 낫더군요.
사리분별 분명하지, 좀 밉게 말하지만 정곡을 찍어 제대로 말하지...
너무 착한 주인공들은 어렸을 땐 몰랐지만 크고 나니 별 매력없어요.가끔 본의 아니게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하고...

모래성의 내용중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파도가 없으면 모래성을 쌓을 수가 없고, 파도가 있는 곳에선 힘들게 쌓은 모래성이 모두 파도에 휩쓸기게 된다..
마치 우리 인생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200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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